영상 단가에 대한 짧은 생각 _ 영상 제작자의 관점에서
최근 영상 단가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을 쉽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가 만드는 영상 단가를 어떻게 받아야할까? 내가 영상 외주를 줄 때 어느정도를 해 줘야 좋은걸까?
이런 고민들을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이 글을 써 봅니다.
그런 의미로, 9 to 6로 일하는 회사에서 1개의 카메라로 3분짜리 바이럴 영상을 클라이언트에게 의뢰받아 제작 할 경우 실제작비가 어느정도일까를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이야기에 앞서 이 글은 어디까지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이며, 모든 상황이 이상적으로 잘 들어맞았을 상황을 가정하고 제작된 글임을 염두해 주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일반적으로 영상 제작은 ‘기획’, ‘촬영’, ‘편집’이라는 세가지 과정을 거쳐서 나오게 됩니다.
‘기획’이라고 하는건 영상을 어떻게 제작을 할 것인지, 어떤 방향으로 만들것이고 어떤 메세지를 정하는 과정을 일반적으로 이야기합니다. 평균적으로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영상 기획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결과물은 ‘영상기획안’과 ‘촬영구성안’이 일반적입니다. 일단 ‘영상기획안’을 위해서는 자료조사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획안 문서 작업을 진행하니 기획작업에는 최소 3일 정도를 잡아보겠습니다. 그럼 자료조사와 영상기획안을 혼자서 작성한다고 보면 [ 일9시간 * 3일 * 1명 ] 이니 약 27시간이 기획작업에 최소 필요한거라고 봐야겠죠?
근데 이게 클라이언트에 컨펌도 받아야하고 그 내용을 수정해야 실제 제작이 들어갈 수 있으니, 클라이언트에게 컨펌 받아서 수정하는 시간을 여유롭게 하루정도 잡아줍시다. (대기하는 시간은 모두 버리고요) 자 그러면 실제로 기획안 제작까지만 [ (9시간 * 3일 * 1명 ) + (9시간 * 1일 * 1명) = 36시간 ]이 걸린다라는 단순한 계산이 나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결과물중 하나가 끝나는데 저정도 걸린겁니다. 자 그러면 다른 결과물이 촬영구성안도 작업해야겠죠? 촬영구성안은 일반적으로 그림콘티가 많으니, 그림 콘티로 산정하고 생각 해봅시다. 자 그림콘티는 일반적으로 컷을 기반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단 말이죠? 3분짜리 바이럴 영상이면 음.. 컷당 최소 3초에서 5초정도 쓴다고 보면, 못해도 최소 40컷이 필요할테니, 40컷의 촬영구성안을 그리는걸로 생각해봅시다. 1컷의 촬영구성안을 그리는데 대충 그림도 그리고 설명도 그려야하니깐 음… 한컷에 10분씩 잡아주면 10분 * 40컷하니깐 대충 콘티그리는데 약 400분이 걸리는데 이걸 시간으로 환산하면 대충 약 7시간 정도 걸립니다. 밥먹고 뭐하는 시간 다 빼면 하루종일 걸린다고 봐도 무방하니 이것도 하루로 잡고, 그림콘티도 한명이 작업한다고 보면 [ 9시간 * 1일 * 1명 ]이니, 최소 9시간이 거릴는건데 클라이언트 컨펌도 필요하니, 클라이언트 컨펌은 3시간 정도만 잡아주고 다시 계산하면 촬영콘티를 만드는데 [ (9시간 * 1일 * 1명) + (3시간 * 1일 * 1명) = 12시간]이 필요하다고 봅시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고 그냥 제가 생각했을 때 이상적인 수치를 기반으로 말씀드리는거고 그럼 최소 기획작업에만 48시간이 필요한건데, 기획작업에 사람 한명에게 들어가야하는 최소 인건비는 418,560원입니다. 인건비만요. 여기에 뭐… 추가적으로 자료를 보는데 유료자료가 있다 뭐가 있다 하면 기획작업단에는 비용이 들어가야하고 약 4일 일하는데 밥 안줄순 없잖아요? 밥값 생각해주면 최소 기획작업에만 50만원이 들어가야한다는 계산 이 나옵니다. (WOW)
자 그럼 이제 ‘촬영’파트로 넘어가보죠.
기획작업에서 문제없이 진행되었다면 촬영도 스무스하게 진행될껀데 일반적으로 촬영에 필요한 인력은 2명이 기본으로 들어갑니다. 연출자와 촬영감독. 거기에 촬영장비렌탈료와 장소대관료 그리고 기타 부대 비용(Eg. 건전지라던지 기타 소모품과 밥값)이 들어가는데, 말도 안되지만 촬영을 길게 안하고 하루에 40컷을 다 찍는다고 가정하면 장소 대관료는 스튜디오 평균 50만원 전후가 나가고, 촬영감독은 제아무리 연차가 짧은 감독님께 의뢰드려도 최소 데이에 30만원 전후가 나가고, 장비는 모두 렌탈한다고 보고 DSLR급으로 촬영한다고 했을때 메모리, 카메라 등등 다 하면 대충 렌탈이 데이에 10만원 전후가 나갑니다. 자 근데 바이럴 촬영이던 무슨 촬영이든 카메라로만 하는게 아니라 조명도 쳐야하는데, 이번 촬영감독님은 조명도 칠줄아는 감독님이라고 가정하면 조명도 렌탈을 해야하는데 LED로 키라이트와 보조라이트 2개까지 해서 잘 후려쳐서 조명 렌탈도 최소 데이에 10만원 이라고 칩시다. 최소. 그러면 지금 촬영 현장에서만, 거의 100만원이 호로록 나갑니다!
연출자 비용은 뭐…. 흠.... 그냥 바이럴을 칠 수 있는 짧은 연차의 친구를 섭외했다고 하고, 기획을 진행했던 친구에게 연출이라는 롤을 함께 맡겼다고 생각해서 비용을 절감해봅시다.
그럼… 편집도 안했는데 지금 순식간에 기획+촬영에서 150만원이 나가버렸네? 그렇죠?
아 물론 장비를 모두 다 가지고 있고,
촬영감독님이랑 쇼부를 잘 보면 금액이 조금 덜 나갈 순 있지만 그럼 대충 눈뜨고 150만원이 나간거에요... (워후...)
자 이제 ‘편집’파트로 넘어가봅시다.
편집은 기획안이 문제가 없고, 촬영이 그대로 나와서 재촬영이 없다는 가정하에 계산을 해보면 일반적으로 40컷이면 파일 하나당 3테이크씩 갔다고 가정했을때, 120컷을 다 봐야하는데 그냥 컷당 대충 30초 내외라고만 계산해도 120컷 * 30초 거의 3600초 = 60분 = 1시간이 걸립니다.
자 근데 편집자는 이 모든 컷들을 최소 3번씩은 봐야하거든요? 왜냐면 이게 정상인지 아닌지 이컷이 뭔지를 알아야 작업을 하니깐? 그러면 프리뷰만 3시간이 걸립니다. 그럼 이제 구성안이 정상적이라는 가정하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1분짜리 컷 편집하는데 1시간이 걸린다라고 계산하니, 3분짜리니깐 3시간이 걸린다고 보고 그럼 어디보자 파일 받아서 컷편집까지 하는데 지금 6시간이 걸린겁니다.
자 근데 컷편집만 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죠? 영상에 효과도 입혀야 겠죠? 그래픽이 과하게 들어가지 않는다라고 계산하고 뭐.. 키포인트 그래픽만 들어간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래픽 입히는데 최소 하루의 시간이 필요하니깐 하루 근무시간인 9시간을 합쳐놓으면 지금 최소 15시간이 소요가 된거고 이렇게 해서 1차본이 나옵니다. 1차본 완성했으면 클라이언트에게 넘겨서 컨펌보는데 아주 감사하게도 클라이언트가 수정사항이 없다고 이야기하면 바로 오케이 15시간만에 편집완료지만, 만약에 수정사항이 넘어온다, 그러면 머리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그냥 수정은 1번만 했다고 생각하고 수정사항이 과하지 않아서 반나절 만에 끝냈다고 가정하면, 4시간 정도 소요 그럼 19시간만에 편집이 완료가 된건데 편집자도 밥도 먹어야하고, 프로그램 라이센스 비용도 청구해야하고 거기에 음악까지 사고 하면 대충 편집에 대충 12만원 썼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럼 편집에 들어가야하는 최저임금 기준으로 비용은 [ (19시간 * 1명) + 10만원 ], 그럼 165,680원 + 12만원 이니깐 대충 30만원이라고 봅시다.
그러면 바이럴 3분짜리 만드는데 지금 말도안되는 상황을 여러개를 가정해야 영상 제작하는데 180만원이 나온겁니다.
실비로.
이 일련의 과정이 평균 2주는 걸립니다. 자 지금 180만원은 실비입니다. 지금 회사 입장에서는 2주 동안 실비를 집행하고 남은돈이 회사 마진이란 말이죠? 영상 제작을 200만원(VAT별도)에 한다라는 말은 2주동안 20만원 번다는 이야기인데 솔직히 이게 말이 됩니까? 회사입장에서는 바이럴 작업은 평균적으로 한달에 4개 정도 친다고 보면, 못해도 주에 50만원씩은 벌어야 대표도 월급을 가져갈 수 있을테니 (자기 자본은 냅두고), 100만원 정도 마진을 붙히면 대충 180만원 (영상제작 실비) + 100만원 (회사마진) = 280만원(VAT별도)라는 금액이 나옵니다.
바이럴 최소 300만원이라는 이야기는 괜히 나온게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리스크 매니징 비용까지 포함된 금액이니… 거기다 바이럴 촬영을 개나소나에겐 맡길 수 없는 일이고 그래도 어느 정도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맡겨야하니, 급이 올라가거나 퀄리티가 올라갈수록 비용이 수직상승하기 마련이고 영상은 동시에 프로젝트를 돌릴 수 있는 갯수가 한정되어있으니, 기회비용도 책정해서 가격에 넣어야하는데 그런 부분들을 다 제외해도, VAT별도 280만원, VAT포함하면 308만원정도가 최소 실비 라는걸 알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저 금액에서 저렴보다 하는 방법인데, 회사입장에서는 크게 두가지 밖에 없습니다. 1. 회사마진을 줄이거나, 2. 인건비를 줄이거나. 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회사마진을 줄일 경우에는 그만큼 회사 인력풀을 갈아서 일을 더 해야하는데 그게 요즘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주52시간 법때문에 (물론 안지키는 곳도 굉장히 많지만), 그럼 인걸비를 줄여야하는데, 인건비를 줄인다 = 사고의 리스크를 높인다 인거라서 사실상 영상 단가를 줄이자는건 영상에 리스크를 함께 감수하자는 건데 과연 그게 맞는건지 사실 항상 의문이긴 합니다.
짧게 나마 영상 제작 실비에 관한 이야기를 끄적여 봤는데요,
제 이야기가 절대적이지는 않습니다.
제 이야기는 굉장히 이상적인 상황을 가정하고 글을 써 봤는데,
저기서 딜레이가 하나라도 되는 순간 그만큼 추가 실비가 회사든 업체든 부담해야하는 비용이 발생하는 거라....
그런 부분들을 모두 생각해서라도 바이럴 단가가 300만원 이하로는 더 떨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조그만하게 가져봅니다.